본문 바로가기
여행 정보

여기 위험한 나라 아니야?" — 살아보니 알게 된 멕시코와 베트남의 진짜 치안 차이

by 춤추는 노마드 2026. 7. 23.

"여기 위험한 나라 아니야?" — 살아보니 알게 된 멕시코와 베트남의 진짜 치안 차이

멕시코에 가기로 했을 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거기 위험하지 않아?"였다.

뉴스에서 보던 이미지 때문에 나조차도 걱정 반, 긴장 반으로 넘어갔다.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 그리고 지금은 베트남에 살면서 두 나라를 비교해보니, 치안이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입체적인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

멕시코의 맑은 하늘과 호수와 집
평화로운 멕시코의 낮
베트남 저녁풍경
활기찬 호치민의 공원모습
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열려있는 도시

가장 먼저 다르게 느낀 건 '눈에 보이는 구조' 자체였다. 내가 살던 멕시코의 아파트 단지는 보안이 상당히 철저했다. 바깥에서는 단지 내부가 아예 보이지 않도록 높은 벽과 문으로 완전히 둘러싸여 있었고, 입주민만 카드키를 대야 문이 열리는 구조였다. 차로 드나들 때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이 구조를 봤을 때는 "여기 사람이 살긴 사는 건가" 싶을 정도로 낯설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더 안전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베트남은 정반대다. 아파트 단지로 들어오는 것 자체는 누구나 가능하다. 물론 건물 안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access card가 필요하지만, 단지 부지 안으로 들어오는 진입 장벽은 멕시코에 비하면 훨씬 낮다. 차량용 바리케이드가 있긴 해도 완전한 철통 보안은 아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건, 내가 실제로 생활하며 느낀 체감 치안은 두 나라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만 '보이는 풍경'이 완전히 달랐을 뿐이다. 멕시코는 폐쇄적으로 보이는 도시, 베트남은 개방적으로 보이는 도시. 딱 그 차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이색적이었던 건 따로 있다. 멕시코 아파트 단지에 차를 몰고 들어갈 때마다 경비가 트렁크를 열어보라고 했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매번 당연하다는 듯 트렁크를 열고 확인받은 뒤에야 문이 열렸다. 베트남에서는 상상도 못 했던 절차라 처음엔 신선했는데, 나중엔 오히려 이 정도로 철저하게 확인하는구나 싶어 안심이 되는 쪽으로 바뀌었다.

밤 10시, 두 도시의 표정이 갈린다

멕시코 저녁의 한산한 모습
멕시코의 저녁풍경
호치민 거리모습
호치민의 밤
체감 치안에서 가장 크게 갈렸던 지점은 사실 따로 있었다. 바로 '밤에 얼마나 사람이 있는가'였다.

베트남은 밤늦게까지 거리에 사람이 많다. 늦은 시간까지 노점이 돌아가고, 오가는 사람들도 꾸준히 있어서 한국의 밤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다만 나 스스로는 그 거리를 걸어서 누비는 일은 많지 않았다. 오토바이가 워낙 많다 보니 매연이 심해서, 걷기보다는 실내나 그랩을 타고 이동하는 쪽을 자연스럽게 택하게 됐다. 생각해보면 베트남 관련 에피소드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 걸어 다니며 마주치는 풍경 자체가 적었으니까. 반면 멕시코는 밤 10시만 넘어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거리엔 차만 지나다니고, 인적은 뚝 끊기고, 사방이 깜깜해졌다. 낮 동안 느꼈던 여유로운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솔직히 그 시간대에 혼자 다녀야 했다면 멕시코 쪽이 훨씬 무서웠을 것 같다. 그래서 늦은 저녁 약속이 있는 날엔 자연스럽게 일찍 움직이는 습관이 생겼다. 이 부분은 살아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몸으로 익힌 감각에 가까웠다.

그래서, 직접 운전하며 다니던 일상

달리는 자동차들 옆으로 말을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
달리는 차옆으로 말을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

이런 얘기를 하면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멕시코에 살 때는 직접 운전해서 다니는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이동 수단이었다. 특히 명절 시즌엔 운전하며 동네를 한 바퀴 도는 게 하나의 놀이였다. 죽은 자들의 날이나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집집마다 장식을 화려하게 해놓아서, 차를 타고 동네를 돌기만 해도 눈이 즐거웠다. 베트남에 와서는 그렇게 화려하게 드라이브하며 구경할 만한 명절 장식 문화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대신 이곳은 훨씬 서정적인 방식으로 명절을 꾸민다는 걸 알게 됐고, 그 나름의 잔잔한 매력도 있었다.

그리고 도로 풍경 얘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멕시코에서는 차 옆으로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차들 사이로 말이 유유히 지나가고, 볼일을 보러 갈 땐 자동차 주차하듯 말을 세워두고 갔다가 다시 타고 가는 모습이 흔했다. 처음 봤을 땐 눈을 의심했는데, 살다 보니 그것도 그 동네의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나에게는 그 낯선 풍경이 오히려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 중 하나였다.

가까운 곳에 있던 행운, 칸쿤과 호캉스

호텔에서 바라본 칸쿤바다
칸쿤
베트남 휴양지, 무이네의 한 리조트 모습
베트남 휴양지, 무이네
이동의 자유로움 얘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멕시코에 살 때는 칸쿤이 가까워서 여러 번 다녀올 수 있었다. 반면 베트남은 워낙 휴양지, 호캉스로 유명한 나라답게 가까운 거리에서 언제든 호캉스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치안이나 생활 방식은 다르지만, 이 부분만큼은 두 나라 다 살면서 누릴 수 있었던 확실한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결론: 치안은 숫자가 아니라 결이다

두 나라를 다 살아본 지금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치안이라는 게 '위험하다/안전하다'로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어떤 구조 안에서 사는지, 하루 중 어느 시간대를 기준으로 보는지에 따라 체감이 완전히 달라진다. 멕시코든 베트남이든, 결국 그 나라만의 방식으로 안전과 위험이 존재했다. 뉴스로 보는 이미지와 실제로 몸으로 겪는 감각은, 살아보기 전까진 절대 같을 수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혹시 두 나라 중 어디로든 이주나 장기 체류를 고민 중이라면, "위험하다더라"는 소문보다 살고 싶은 동네의 실제 구조와 생활 패턴을 먼저 살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체감이 완전히 다를 수 있으니까.

멕시코와 베트남의 치안관련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