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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멕시코에서 단독주택 살아봤더니 생긴 일 (feat. 도둑, CCTV, 이웃)

by 춤추는 노마드 2026. 7. 21.

수영장, 루프탑, 넓은 정원이 있던 단독주택모습
우리집 마당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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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이 현실로 - 수영장과 루프탑, 그리고 넓은 정원이 있던 단독주택 우리집

수영장 딸린 단독주택, 로망은 여기까지였다 — 멕시코에서 집 때문에 겪은 일

멕시코에 살기 전, 나는 늘 이런 집을 꿈꿨다.

개인 수영장이 있고, 옥상엔 테라스가 딸려있고, 마당엔 나무 그늘이 있는 단독주택.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이 로망을, 멕시코에서는 실제로 이룰 수 있었다. 아파트에서 몇 년을 지내다가 드디어 결심했다. "그래, 여기 있을 때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잖아." 그렇게 우리 가족은 단독주택으로 이사했다.

처음 몇 주는 정말 꿈같았다. 아침마다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저녁엔 옥상에서 노을을 봤다. 이게 사는 거지, 싶었다.

담을 넘으려던 사람들

사실 그 집은 보안에 꽤 신경 쓴 곳이었다. CCTV도 여러 대 설치돼 있었고, 담장에는 손을 대면 전기가 흐르도록 하는 장치까지 달려 있었다. "이 정도면 안전하겠지" 싶었던 게 착각이었다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느 날 담장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확인해보니, 전기가 통째로 끊겨 있었다. 침입을 시도하던 사람이 아예 전원을 차단해버린 거였다. 그렇게 되면 CCTV고 전기 울타리고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다행히 그때도 집 안까지 들어오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녹화 영상을 돌려보다가 소름이 돋았다. 같은 사람으로 보이는 이들이 여러 차례 시도한 흔적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던 것이다.

결정적이었던 건 이웃의 연락이었다. 우리가 마침 여행 중이던 때, 옆집에 살던 현지인 이웃에게서 연락이 왔다. "너희 집 괜찮아?" 하는 물음에 영문을 몰라 되물었더니, 자기 집 현관 CCTV에 수상한 사람들이 여러 번 찍혔다며 영상을 공유해줬다. 확인해보니 우리 집 담장을 넘으려던 그 사람들이 맞았다.

그날 이후로 밤에 작은 소리만 나도 심장이 철렁했다. 보안장치를 아무리 갖춰놔도 결국 뚫으려는 사람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느낀 뒤였다.

결국 우리는 몇 달을 버티다가 다시 아파트로 돌아가기로 했다. 무서워서, 라는 이유가 컸다.

살아보기 전엔 몰랐던 것들

단독주택에 살아보기 전엔 몰랐던 게 몇 가지 있다.

  1.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하다. 가족 구성원이 여럿이거나, 상주하는 관리인이 있는 게 아니라면 단독주택은 생각보다 훨씬 부담스러운 선택이다. 우리처럼 단출한 가족 구성으로는 집을 지키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2. 도로 소음이 은근히 크다. SNS 사진 속 예쁜 단독주택만 보고 상상했던 것과 달리, 실제로는 차 지나가는 소리가 생각보다 크게 들렸다. 창문을 닫아도 완전히 막히지 않았다.
  3. 수영장은 로망이자 노동이다. 아파트나 타운하우스의 공용 수영장은 관리 직원이 알아서 청소해준다. 하지만 개인 수영장은 다르다. 바람이 부는 날이 많다 보니 물때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꼈다. 그걸 관리하려면 결국 사람을 쓰거나 우리가 직접 해야 했다. 어느 순간 "내가 이 집을 누리고 있는 건가, 아니면 관리인으로 취직한 건가" 헷갈릴 정도였다.
  4. 결국 안전이 최우선이더라. 로망이고 뭐고, 밤마다 불안에 떠는 삶은 오래 지속할 수 없었다. 아파트로 돌아온 뒤에야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추천하는 주거 형태

지금 돌아보면, 멕시코살이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정말 단독주택의 로망을 포기할 수 없다면, 대문이 하나이고 경비가 상주해서 그 문을 통과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타운하우스형 단지를 추천한다. 개별 주택의 느낌은 어느 정도 누리면서도,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아파트가 답이다. 특히 같은 국적 사람들이 모여 사는 단지라면 더더욱 안전하게 느껴진다. 로망보다 중요한 건 결국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밤이었다.

수영장 딸린 마당, 옥상 테라스… 사진으로 보면 정말 근사하다. 하지만 그 로망 뒤에 어떤 현실이 숨어있는지는, 살아보기 전까진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